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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의 詩의 발견] 인사 - 결혼에 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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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 작성일19-08-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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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김성춘]                  ↑↑ 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김성춘이쿠코여
내 머릿속은
언제나 언제나 저녁놀이다
저녁 해가 8량 내지 9량 연결 돼
차례차례 지고 있다
이쿠코여
나를 여름 또는 가을의
해질 녘
불타는 하늘이라 생각해 다오
미구에 닥쳐 올

나의 밤에쏜별은 그대가 반짝여다오
 - 쓰지 유키오, '인사 - 결혼에 임하여'
 

  '현대문학 8월호'를 읽다가 일본 시인 '쓰지 유키오'의 시를 읽었다. 평론가 유종호 교수의 산문에서다. 처음 들어 보는 일본 시인이다 착상이 재미있고 짧고 쉬우면서도 가슴이 찡해진다 순수하고 소박하지만 깊이가 느껴지는 사랑 시다.

  결혼을 앞둔 남자가 옛 애인인 여인에게 인사하는 내용이다. '내 머릿속은 언제나 언제나 저녁놀이다'(열정에 넘치는 뜨거운 사랑의 이미지), '저녁 해가 8량 내지 9량 연결돼 차례차례 지고 있다'는 비유적 묘사가 절묘하다. 이 시의 압권이다. (기차의 8량 내지 9량 길이는 다소 좀 길다.)

  '쏜살 같이 지고 있는 저녁 놀을 8량 내지 9량으로 연결돼 있는 열차라니!' 저녁 놀을 달려가고 있는 열차로 비유한 '이미지'는 탁월한 시인의 감각적 관찰이 아니면 얻지 못할 묘사력이다.

  짧은 시 곳곳에 배치 된 순수하고 소박한 사랑의 이미지가 독자에겐 감각적 즐거움을 준다.

  '나를 여름 또는 가을의 해질녘 불타는 노을이라 생각해다오'

  '미구에 닥쳐 올 나의 밤에 그대는 별이 되어 반짝여 다오'

  '미구에 닥쳐 올 나의 밤, 그대가 별이 되어 반짝여 다오'가, 아니다, '나의 밤에 별이 그대가 되어 반짝여 달란다!' 별이 그대가 되어 라니? 시의 '낯설게 하기'이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이렇게 소박하게 표현할 수 있다니, 참 좋은 시다. 재미있는 시인쓰지 유키오! 당신은 아까운 나이 60에 죽었다.

  사랑의 이야기를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사소한 듯, 쉽게 감각적으로 노래하다니, 시인의 사랑을 다루는 재능이 탁월하다. 그렇다. 사랑이든 증오든, 진실은 아주 작은 사소함 속에 숨어 있다. 시인의 또 다른 연애시도 읽고 싶다.
시인·前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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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